▶◀나는 ㅋㅋ이 싫다.

나는 ㅋㅋ이 싫다. ㅎㅎ도 싫고 ㅇㅇ도 싫고 ㄱㅅ도 싫지만 ㅋㅋ은 특히 싫다.

ㅎㅎ 비슷하게 웃는 법은 있어도, ㅋㅋ비슷하게 웃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듯 한데 왜 요새 사람들은 죽으나 사나 ㅋㅋ인지 모르겠다. 처음엔 어쩐지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보이던 것이 그 쓰는 사람들의 뉘앙스로 미뤄보아 냉소 혹은 비웃음으로 더욱 잘 쓰인다는 것을 깨달았을 적에 ㅋㅋ에 대한 혐오는 더욱 심해졌다.

ㅋㅋ은 밝은 웃음이 아니다. 행복한 웃음이 아니다. 건강한 웃음도 아니다. 거칠고 공격적인 웃음이다. 야수성을 숨긴 웃음이다. 한마디로 못된 웃음이다. 인터넷 댓글란에 자기를 드러내지 않은 누군가가 단말마처럼 남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의 파도는 얼마나 보는 이를 긴장시키며 섬짓하게 하는가. 그 ㅋㅋ이란 마치 캬캬캬, 나 쿠쿠쿠가 아니라 킬킬킬.. kill kill kill 이 연상되기까지 한다.

또한번의 비보를 들었다. 숱한 관심이 죽은 사자를 덮치는 구더기 떼처럼 뉴스에 들러붙어 상채기를 핥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무수한 동정심이, 또 무수한 호기심이, 그 뉴스를 낳게 한 자에 대한 추측과 무수한 분노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모든 관심이 꺼지고 사그러져 그 뉴스의 기억 마저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정보의 찌꺼기로 인터넷에 남고 나면 또 확인하듯 지나가듯 ㅋㅋㅋ이 붙겠지.

나는 그 숱한 사람의 ㅋㅋ앞에 벌거 벗고 서 있는 어떤 사람을 상상한다. 돌이나 몽둥이나 발길질보다 더한 ㅋㅋ의 폭력 앞에 두려워서 쩔쩔 매는 사람을 상상한다. 어디로 숨어도 ㅋㅋ의 포위망은 그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의 입이 사람을 해칠 수 있냐고? 당연한 말이다. 오히려 주먹질이나 발길질 보다도 사람을 상해입히기 쉬운 것이 말과 웃음 아닌가.

이태원의 솔개라는 노래의 이런 가사는 오늘 같은 날 가슴을 후려친다. '우리는 말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권태속에 내뱉어진 소음으로 주위는 가득차고' 수많은 ㅋㅋ과 못된 가십, 스캔들(그의 마지막 작품이 스캔들이라는 이 아이러니라니)을 권태로 하여 잉태하고 배급하고 나눠먹으며 고독과 권태로 나날을 사는 오늘의 사람들..

그 사랑하던 이, 빛나던 이, 아름답던 이가 죽은 뒤 하늘에서도 생전에 사람들을 기쁘게 했던 그 명랑함과 활기참으로 밝게 빛나기를 조용히 빌어본다. 가슴에 별을 품었던 이여, 이제 그 별 하늘로 올라가 유난히도 빛나던 그 눈동자처럼 영원히 초롱초롱 빛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아아 슬픈 날이다.

by 흣튼혜음 | 2008/10/02 15:02 | 흣튼혜음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